우리 애한테 손대지 마
한강 둔치에서 평화롭던 일상이 한순간에 공포로 바뀌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괴물이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을 덮치며 아수라장이 됩니다. 이를 본 강두는 본능적으로 딸 현서의 손을 붙잡고 달립니다. 하지만 공포와 혼란 속에서 그는 큰 실수를 했습니다. 딸의 손을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의 손을 잡은 것입니다. 그 사이 괴물이 현서를 납치해 강으로 사라졌습니다. 그 순간 강두는 절박하게 외쳤습니다. "우리 애한테 손대지 마." 하지만 그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괴물은 현서를 데려갔고 강두는 무력하게 무너졌습니다. 이 외침은 머리로 생각한 말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가슴에서부터 나온 절규였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을 눈앞에서 잃어버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원망했습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 한마디는 관객의 마음에 오래도록 와닿는 대사였습니다. 이 영화에서 강두는 무능력한 인물입니다. 늘 멍하고 말도 어눌하며 가족들에게조차 신뢰받지 못하는 가장입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현서를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입니다. 이 장면과 대사는 부모라에게는 자식을 지키려는 본능적이고 처절한 마음을 느끼게 해 주고 자식이라면 부모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의 깊이에 대해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주었습니다.
현서야, 아빠가 미안해
정부와 언론에서는 괴물에 잡혀간 현서가 이미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강두와 가족들은 여전히 딸이 살아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 이유는 강두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현서가 강두에게 전화를 해 자신이 아주 큰 하수구에 있다고 외쳤기 때문입니다. 현서가 살아있다는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 도움을 주니 않았습니다. 강두는 가족들과 함께 현서를 구하기 위해 직접 한강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끝없는 도망과 추격 속에서 모두 점점 지쳐갔습니다. 결국 그는 모든 희망을 잃고 술에 취해 절망적인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합니다. "현서야, 아빠가 미안해." 이 대사는 강두가 처음으로 자신을 탓하는 순간입니다. 괴물이 태어난 이유는 미군의 독성 폐기물을 한강에 방류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를 숨기기 위해 강두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며 병원에 격리시켰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자라는 낙인을 찍어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주었습니다. 언론은 진실을 외면했고 사람들은 강두와 가족들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이런 정부를 원망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무능함을 인정하며 딸에게 사과합니다. 딸을 지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었지만 현실은 너무나 가혹했습니다. 반복되는 추격에 그는 더 이상 자신이 딸을 구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지 못합니다. 살다 보면 모든 것을 걸고 매달려도 결국 무력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감정이기에 이 대사는 모두에게 안타까움과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현서는 혼자가 아니었어
강두는 마침내 괴물의 소굴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온몸을 던져 괴물과 싸운 끝에 현서를 발견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숨을 거둔 후였습니다. 슬퍼하는 강두는 현서의 품 안에서 또 다른 아이 세주가 있는 걸 발견합니다. 세주가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는 말했습니다. "현서는 혼자가 아니었어." 이 말은 단순한 사실 전달이 아닙니다. 그동안 강두는 딸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늦게 도착해 딸 현서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이 대사에는 딸을 구하지 못했다는 슬픔과 후회가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현서가 마지막 순간까지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현서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싸워 다른 생명을 구했습니다. 강두는 비록 현서를 구하지 못했지만 그녀가 마지막까지 지키려고 했던 세주를 구했습니다. 이 대사는 우리에게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가족이란 피를 나눈 혈연만이 아니라 함께 하는 마음에 있다는 것입니다. 현서에게 세주는 남의 아이였지만 지켜야 할 가족이었던 것입니다. 강두는 현서가 남긴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해 세주와 새 가족이 됩니다. 우리는 종종 세상이 차갑게 느껴지고 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에 혼자라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난 혼자가 아니며 누군가는 나를 지켜주고 나도 누군가를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